업템포와 핸즈인팩토리의 뜻은?
업템포(작가명)는 제가 좋아하는 신발 이름이에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재밌고 신나는 일을 할 때 아드레날린이 나오고 템포가 올라가는 상태를 뜻하는데 제가 그런 상태를 좋아해서 만든 이름입니다. 핸즈인 팩토리(피규어 브랜드)는 토이를 만드는 공정이 직접 손으로 하는 수작업이 많아서 붙여진 의미도 있고, 스포츠 경기 중에 손을 모아 파이팅 하는 걸 ‘핸즈인’ 이라고 하기도 해요. 이곳은 일과 노는 것이 공존하는 재밌는 아지트입니다.
작업실을 성미산으로 정한 이유는?
홍대와 가까와 재료를 구하기 쉽고, 비슷한 분야의 작업자들과의 교류하기도 좋아서 터를 잡게 되었습니다. 성미산로 인근의 공동체 문화와 자유로운 분위기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스튜디오가 공장 같습니다. 이 곳을 소개해주세요.
스튜디오라고 소개하고는 있지만, 사실 작업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일련의 토이 제작에 필요한 도구나 기구를 구비하고 있구요, 각자 디지털로 디자인을 하고 조립을 할 수 있는 책상과 파티션으로 구분된 개인 공간이 있고, 함께 사용하는 도색실과 회의실이 있습니다.
스튜디오는 저와 히종훈 작가를 비롯해 다섯 명의 토이 아티스트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 명이 핸즈인 팩토리 소속이고, 다른 아티스트 두 명이 공유하고 있죠.
피규어가 있는 공간은 무엇이 다를까요?
요즘은 과거에 비해 나만의 공간에 대한 의미가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1인 가구나 가족 구성원 수가 줄어들면서 단지 먹고 잡을 자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감성으로 채워진 공간에서 취미를 즐기고 힐링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늘어난 거죠. 피규어와 토이는 이러한 공간을 꾸미는 인테리어 요소이자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고 일상에서 즐기는 예술이 되어줍니다.
또한 좋은 아파트나 차가 없어도 작은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피규어와 토이가 그런 행복이 되어준다고 생각합니다. 핸드백이나 신발을 콜렉션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도 있겠죠.
이 곳에 있는 토이 작품들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핸즈인 팩토리의 대표작은 러닝혼즈와 하자드 시리즈입니다. 러닝혼즈는 뿔이 있는 동물을 의인화해서 만드는 작품이고 하자드는 핸즈인 팩토리 일원인 하종훈 작가의 오리지널 시리즈인데, 파충류를 모티브로 합니다.
그리고 그 시리즈 안에서 로컬을 지키는 젊은 브랜드와 협업하는 ‘서울 로컬 히어로’등과 같은 프로젝트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론 스트리트 감성과 도시를 모티브로 토이를 만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문화와 인물 등에서 영감을 받구요.
‘언더 감성의 아지트’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어떤 의미에서인가요?
토이 자체가 아주 대중적인 문화는 아니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아무래도 마이너한 문화와 감성에 끌리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지인이나 일로 만난 분 등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자주 모이게 되면서 아지트처럼 되었죠. 와서 책을 꺼내 보기도 하고, 회의실에서 그림을 그리다 가기도 하고, 작가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같이 작품을 만들게 되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커피 마시고 이야기 하고 놀다 가기도 합니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팀의 분위기가 되었고, 아지트를 통해 프로젝트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